1. 도입 – 요즘 하락장, 유독 길게 느껴지시죠?
미국 증시를 지켜보는 투자자라면 요즘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이번 하락장, 왜 이렇게 오래 가는 거지?” 금리 인하 기대는 미뤄지고, 기술주는 조정받고, 인플레이션도 잡히지 않고… 시장 분위기는 몇 달째 우울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우리 모두가 경험상 ‘반등’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죠.
과연 이번 하락장은 얼마나 길어질까요?
과거에도 이렇게 오래 하락했던 시기가 있었을까요?
오늘은 미국 증시의 대표적 하락장 기간과 그 당시 시장 분위기를 비교해보며, 지금이 어느 시점에 와 있는지 가늠해보려 합니다.
2. 닷컴버블 (2000~2002) – 무려 2년 7개월의 하락
대표적인 장기 하락장은 2000년 닷컴버블 붕괴입니다.
나스닥은 2000년 3월 고점을 찍은 뒤 무려 2년 7개월간 지속 하락했고, 지수는 고점 대비 -78%까지 떨어졌습니다.
닷컴 기업들의 실적 부진, 과도한 밸류에이션, 그리고 연준의 긴축 정책이 겹쳐 시장 전반이 신뢰를 잃은 시기였죠. 투자자들이 말 그대로 시장을 포기하던 시기였습니다.
3. 금융위기 (2007~2009) – 1년 5개월의 공포
2007년 말부터 시작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2008년 리먼 브라더스 파산으로 절정을 찍었습니다.
S&P500 지수는 고점 대비 약 -57% 하락했고, 2007년 10월부터 2009년 3월까지 약 17개월간 하락장을 이어갔습니다.
당시엔 글로벌 금융 시스템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고, 미국 정부의 대규모 구제금융 이후에야 시장은 서서히 반등을 시작했습니다.
4. 코로나 쇼크 (2020) – 짧지만 강력했던 1개월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자, 미국 증시는 단 1개월 만에 30% 이상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전례 없는 규모의 양적완화와 금리 인하가 단행되면서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이는 하락의 강도가 크더라도 정책 대응이 신속하고 강력하면 회복도 빠를 수 있다는 좋은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5. 그럼 지금은 어느 수준일까?
2024년 말부터 시작된 이번 하락장은 현재 약 6~8개월째 조정 구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테슬라 등 대형 기술주가 조정을 받으며 나스닥은 20% 안팎의 하락을 보였고, S&P500 역시 약세 흐름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다른 점은 ‘폭락’보다 ‘지속적인 피로감’이 주된 특징이라는 점입니다.
과거처럼 시장 시스템 붕괴의 위기는 아니지만, 지속적인 금리 고착과 정책 불확실성이 지루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6. 결론 – 지금은 중간 조정? 아니면 긴 하락의 초입?
과거 사례를 보면 미국 증시의 평균 하락장 기간은 12~18개월입니다.
이번 하락장이 닷컴버블처럼 장기화될 것인지, 아니면 2022년처럼 1년 남짓한 조정 후 반등할 것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모든 하락장에는 공통적인 흐름이 있습니다.
첫째,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둘째, 체념이 퍼질 때 시장은 바닥을 만들며 셋째, 누군가는 조용히 매수를 시작한다는 것.
지금이 어디쯤인지는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과거를 공부하면 현재의 위치는 더 명확히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건, 투자자에게 심리적으로 버틸 힘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